블록이 무너졌는데 아이가 가만히 있어요. 친구한테 장난감을 빼앗겼는데, 말 없이 눈물만 머금어요. “왜 그래? 뭐가 속상했어?” 물어보면 아이는 고개를 젓거나 그저 “몰라”, “그냥”만 반복합니다.
엄마는 속이 타죠. 말로 표현했으면 좋겠는데, 속마음은 꽁꽁 숨긴 채 감정을 눌러버리는 우리 아이. 정말 말로는 못 하는 아이일까요? 아니면… 말하는 방법을 아직 배워본 적이 없는 걸까요?
1. 실제 상황 예시
“우리 아이는 속상하거나 억울해도 그냥 가만히 있어요. 말해보라고 해도 ‘몰라’라고만 해요. 감정을 꾹 참거나, 갑자기 다른 행동으로 툭 터지는 경우가 많아서 걱정돼요.”
이런 아이는 내면에 감정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에요. 오히려 감정이 풍부하지만, 그 감정을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몰라서 생기는 침묵인 경우가 많아요.
2. 우리 아이는 왜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걸까요?
: 감정 표현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연습되는 언어입니다
감정을 단어로 바꿔본 경험이 적고
어떤 감정을 말해도 되는지 확신이 없으며
표현했다가 혼났거나 무시당했던 경험이 있을 수 있어요.
감정 표현력 = 감정을 인식하는 힘 + 안전하게 말할 수 있는 환경 두 가지가 함께 자라야 합니다.
3. 마음을 말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는 4단계 전략
1) 감정을 대신 짚어주는 말 걸기가 필요해요
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어른의 언어로 번역해줄 누군가를 필요로 해요.
✔️ 말걸기 예시
“지금 속상해서 가만히 있는 거구나.”
“표정이 울고 싶어 보여. 혹시 화가 났어?”
“그 장난감을 못 가지고 놀아서 아쉬웠겠다.”
엄마가 먼저 감정 언어를 들려줘야 아이도 언젠가 그 단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어요.
2) 감정 이름 붙이기 놀이로 감정 어휘를 늘려줘요
✔️놀이 아이디어
감정 스티커 붙이기 (그림책 등장인물 감정 예측)
감정 카드 뒤집기 & 표정 따라 하기
“나는 오늘 __ 기분이었어” 미니 다이어리 꾸미기
아이가 다양한 감정을 말로 표현할수록 몸으로 분출하지 않고 언어로 해소할 수 있는 힘이 생겨요.
3) 감정 말하기를 안전하게 느낄 수 있는 분위기 만들기
감정 표현은 두려울 수 있어요. “울지 마”, “그런 기분 가지면 안 돼”라는 반응은 표현의 문을 닫게 만듭니다.
✔️ 감정 존중 말 예시
“화났구나. 엄마도 화날 때 있어.”
“짜증났을 때 그렇게 느껴질 수 있어. 그럴 땐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?”
“기분이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거, 괜찮아. 말하지 않아도 엄마가 기다릴게.”
4) 놀이를 통해 감정 표현을 몸으로 익히게 해요
✔️ 놀이 예시
① 감정 인형 역할극
상황: 인형 A가 장난감을 뺏겼어요.
아이와 함께 인형 A의 감정을 말로 표현해보기
“너무 화났어! 속상해서 눈물이 나려고 해!”
아이는 다른 존재를 빌려 감정을 말하며 감정 표현을 간접 연습할 수 있어요.
② 마음 그림 그리기
색으로 기분 표현하기: “오늘 기분은 무슨 색이야?” “이건 왜 빨간색으로 칠했을까?”
말이 어려운 아이에게 비언어적 표현 수단을 열어주는 놀이
③ 표정 거울 놀이
거울을 보며 다양한 표정 따라 하기
“이건 무슨 기분일까?”
“너는 언제 이런 표정을 짓게 돼?”
감정과 표정, 상황을 연결해보는 연습
📎 감정 표현력 키우는 4단계 요약
1단계
감정 짚어주기
“화났구나, 그래서 이렇게 말했구나”
2단계
감정 어휘 늘리기
감정 카드, 그림책 감정 찾기
3단계
안전한 대화 환경
“그렇게 느낀 거 괜찮아”
4단계
표현 놀이
인형극, 색칠, 표정 따라 하기 등
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아이는,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납니다. 마음이 복잡할 땐 말보다 먼저 멈추고, 표현이 서툴 땐 기다려주고, 조금씩 표현할 땐 큰 박수 대신, 따뜻한 눈빛을 주세요. 아이의 말 없는 시간도 감정의 일부예요. 그 침묵을 들어주고, 그 안의 감정을 찾아 말로 꺼내는 연습이야말로 진짜 마음 성장의 시작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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